[소개]



마흔번째 이야기[2016봄] 사회 이슈로 떠오른 ‘캣맘’, 한림대는 어떠한가? 2016/03/02 08:35 by 교지l한림l

사회 이슈로 떠오른 ‘캣맘’,

한림대는 어떠한가?

 

이지호 편집위원


캣맘에 대한 부정적 시선

  ‘캣맘’ 길고양이들을 돌봐주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이다. 어느 순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신조어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작년 10월, 용인에서 벌어진 ‘벽돌 살인 사건’ 이후로 자주 사용되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처음 언론에서는 이 사건을 ‘캣맘 살인 사건’이라고 이름을 붙였었다. 피해자가 평소 캣맘 활동을 했고, 길고양이들에게 집을 만들어주던 중에 벌어진 참사였기 때문에 캣맘 활동에 불만을 품은 이웃 주민이 벌인 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물론 다들 알다시피 이 사건은 캣맘 활동과는 무관한 한 초등학생이 중력실험을 하다가 벌어진 참사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밝혀진 이후로도 이미 이슈화된 캣맘에 대한 논쟁은 한동안 식지 않았다. 심한 경우에는 캣맘과 길고양이에 대한 도를 넘어선 테러로 이어진 사례들이 언론 매체를 통해 소개되곤 했다.

  피해자가 캣맘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난 오보들, 그리고 쟁점이 된 후에 벌어진 수많은 논쟁은 캣맘과 관련된 갈등이 갑작스레 발생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문제임을 반증한다. 다만 큰 주목을 받지 않다가 ‘벽돌 살인 사건’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을 뿐이다.


 

캣맘에 대한 오해

▲‘캣맘’의 연관 검색어
캣맘에 대한 인식이 곱지 않음을 단적으로 볼 수 있다.

  캣맘들에 대한 오해 중에 그들이 하는 일이라는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뿐이라는 인식이 만연하다. 그리고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밑바탕에는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제공함으로써 주변의 고양이들이 몰려들어 개체를 증가시킨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이는 길고양이들이 발생시키는 문제와 이어진다. 쓰레기봉투 훼손과 배설물로 인한 악취, 울음소리로 인한 야간 소음, 고양이로 인한 전염병 등과 같은 문제들이다. 하지만 이들을 짚어보면 캣맘들의 활동과 고양이라는 동물의 습성을 잘 모르기 때문에 발생한 오해가 대부분이다.

  먼저 근본적인 이유인 길고양이의 개체가 증가한다는 점부터가 그렇다. 고양이는 영역동물이다. 각자가 자신이 활동하는 영역을 정해놓고 그 안에서만 활동한다. 또 한 영역 안에 몇 마리까지 있는 것이 적합한지 판단하고 그 개체 수를 유지한다. 한 영역 안에서 한 고양이가 그 영역을 떠나면 그 자리에 새로운 고양이가 유입될 수는 있지만, 일정 숫자를 유지하는 와중에 다른 고양이가 영역 안에 들어오면 영역을 침범한 것으로 간주하고 영역 다툼이 일어난다. 다시 말하면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로 인해 그 지역의 고양이들의 개체 수가 늘어날 일은 없는 것이다.

  오히려 캣맘들이 TNR(길고양이들을 중성화를 시켜 다시 원래 있던 영역에 방사시키는 사업)을 진행해서 개체 증가를 억제할 뿐만 아니라 발정기 때의 콜링(울음소리로 배우자를 찾는 행위)발생을 예방해서 소음 문제도 완화한다.

  이 외에도 길고양이들이 발생시키는 문제들을 억제하기도 한다. 쓰레기봉투를 훼손시키는 것은 먹이를 찾기 위한 행위이므로 먹이가 넉넉하면 예방이 된다. 또한, 고양이들은 먹이를 먹는 영역과 배설을 하는 영역을 구분을 둔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먹이가 제공되는 공간에는 배설을 하지 않으므로 먹이를 주는 것으로 배설물과 관련한 문제들도 예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길고양이들로 인해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전염병은 피부병 정도이며 이마저도 캣맘들이 길고양이에게 피부병이 생겼을 때 치료해주고 미리 예방 주사를 맞히기도 하므로 전염병에 대한 위험도 감소시킨다.

 

한림대의 고양이들, 그리고 캣맘

  그렇다면 우리 대학은 어떨까? 학교 주변 주택가는 물론, 학교 안에서도 종종 길고양이들을 볼 수 있다. 이들 중에서도 특별히 학생들에게 관심을 받는 고양이들이 존재한다. 학교 커뮤니티 카페 ‘한림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http://cafe.daum.net/hallymlike)에도 종종 사진이 올라오기도 하는 통칭 ‘림냥이’들이다. 이들을 조사하던 중 림냥이들을 돌봐주고 있는 캣맘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연락이 닿아 인터뷰도 할 수 있었다. 먼저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 먼저 인터뷰 요청에 응해줘서 고맙습니다. 독자들에게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한림대 4학년 박예지입니다. 이제는 졸업하기까지 한 학기밖에 안 남았네요.

애기와 치즈(애기는 검은 고양이, 치즈는 주황 고양이입니다.), 2학년 1학기 때부터 시작해서 인연을 맺은 지 어언 3년이 넘어갑니다. 올해로 4년이 되겠네요. 중간고사 때문에 동아리방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애기가 찾아온 것이 계기였습니다. 그러다가 치즈도 만나게 되었고요.

▲림냥이들의 모습(치즈)
(자료제공: 한림대 4학년 박예지 학우)

2. 휴학(14년 9월) 이후에도 림냥이들을 돌봐준다고 들었습니다. 휴학 이후에는 어떻게 돌봐주셨나요?

  제가 휴학을 하는 순간, 이 두 고양이의 밥줄이 끊기는 것이기 때문에 저를 대신할 할 사람을 찾게 되었어요. 먼저 한림인들이 볼 수 있는 공간 어디든 글을 게시해서 지원자를 모집해서 2대 캣맘분을 구했습니다. 그분이 반년 정도 돌봐주셨어요. 그 다음 해에는 다른 두 분이 도와주셨고 이번 겨울방학부터는 또 다른 한 분이 4대 캣맘이 되어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이 일은 제가 자의적으로 해왔던 일이기 때문에 대신해 주시는 분들에게 폐를 안 끼치려고 노력했어요. 처음에는 제가 사용하던 물품들을 인수인계해드렸고, 사료구매비나 기타 유지비용은 지금까지도 제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종종 주변에서 나눔이나 기부받은 사료나 물품들도 많이 받아서 전달해드렸어요.

  그리고 제가 멀리 떨어져 있다고는 하지만, SNS나 후대 캣맘님들, 혹은 제 학교 친구들 등등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식, 보내주는 사진을 보면서 고양이들 상태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요즘 들어서 학생들이나 학교 주위 분들이 이 두 고양이를 챙겨주신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뿌듯합니다.(웃음) 그래서 더 살이 쪘나 봐요. 저번에 학교방문 했을 때 보니… 허허.


▲림냥이들의 모습(애기)

(자료제공: 한림대 4학년 박예지 학우)

3. 캣맘을 하면서 힘들었던 일은 없었나요?

  많이 있죠. 누구 하나 알아주는 이 없고, 자랑스러워 할 일도 아니었고… 초반에는 욕 엄청나게 먹었죠. 갈등이 발생하면 제가 다 떠안고 가야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것보다도 힘들었던 점은 경제적인 문제였어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료를 살 수 있을 때가 있는 반면, 돈이 없어 사료를 못 사드리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때마다 다행히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끊기는 일 없이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치즈 학대사건(?)이 발생한 것도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치즈가 털이 난도질 되어있는 상태로 돌아다녔고, 그와 더불어 당시 한라에서는 ‘어떤 사람이 가위를 들고 털을 잘랐다, 그래서 상처가 났다, 고양이가 겁에 질려했다.’ 이런 글이 올라왔어요. 제가 현장 확인을 못 했고, 거기에 없으니 발만 동동 굴렀어요. 정말로 모두 다 떠나서 고양이들이 아프거나 이런 사건에 처한다는 게 가장 가슴 아프고 힘든 거 같아요.

▲학대사건 당시 치즈의 모습
(자료제공: 한림대 4학년 박예지 학우)

 

4. 그럼 반대로 가장 즐거웠던 때는 언제였나요?

  애기와 치즈가 밥 주러 올 때나 아닐 때나 항상 저를 알아보고 달려와서 애교를 부리고 떠날 때 배웅까지 해줄 때가 그래요. 애기 같은 경우는 제 무릎에 잠드는 걸 좋아했고, 치즈는 저를 배웅하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교감을 하고 저를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두 고양이에게 의지하면서 학교생활을 했던 거 같아요.

  또 하나는 주변 분들이 좋은 일 한다면서 인정해주고 응원해주고 지지해 줄 때였어요. 쏟은 노력이 이제야 빛을 발하는 것 같아 그렇게 보람이 있는 게 없더라고요.

 

5. 림냥이들 두 마리 다 귀 끝 부분이 잘려있던데, 혹시 본인이 중성화를 시키셨나요?

  네, 제가 했어요. ‘춘천유기동물연대’에 지원을 받아서 두 마리 다 TNR을 진행했어요. 중성화함으로써 콜링(발정기에 내는 울음소리로 인한 밤중 소음문제), 스프레이(영역표시) 문제, 개체 수 조절 등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중성화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어요. 밥 주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바로 시행했어요. TNR표식으로 한쪽 귀를 자릅니다.

  아마 춘천에서는 정부에서 시행하는 곳이 따로 없으므로 제가 말씀드린 ‘춘천유기연대’나 ‘고양이보호협회’ 쪽에 문의해 중성화를 시키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TNR선정 조건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했거든요.

 

6. 림냥이들에게 관심을 두는 학우분들이 많습니다. 그 외에도 다른 곳에서 알게 모르게 캣맘을 하시는 학우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분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먼저 캣맘 활동을 시작하시려는 분들에게 말씀드리자면, 밥만 챙겨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역 내에서 고양이의 생활에 관련된 모든 문제, 예를 들면 중성화나 배식하는 장소의 청결 문제, 주변 사람들의 민원들까지 (고양이와) 연관된 모든 사항을 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양이와 나, 둘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공존할 수 있는가의 문제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캣맘 활동이 외로운 싸움이 될 수도 있고, 되레 위협을 받는 순간도 더러 있을 수 있으나 저 같은 사람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조금씩 주변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제가 하는 일 모두 설명해서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었어요. 부디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책임감 있게 행동하시라고 말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졸업한 후에도 두 림냥이가 운명을 다 할 때까지 살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림인들이 학내 고양이에 대해 예뻐해 주시는 것에 대해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녀는 림냥이들의 경우는 고양이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긍정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이는 3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림냥이들을 돌봐온 그녀와 그녀를 대신하고 있는 후대 캣맘분들, 그리고 림냥이들에게 관심을 두는 많은 학우들의 애정과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많은 학우들의 관심이 지금처럼 이어진다면 그녀의 바람처럼 두 림냥이들이 오랫동안 학교의 미담으로 남아있을 수 있을 것이다.


 

마치며

  모든 사람이 길고양이를 좋아할 순 없다. 개인적으로 고양이에 대해 좋지 못한 기억이 있을 수도 있고,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을 수도 있다. 누군가는 고양이 울음소리가 듣기 싫을 수 있다. 다 떠나서 아무 이유 없이 고양이가 싫은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들이 모든 캣맘을 비난할 이유가 될 수는 없음을 말하고 싶다. 위에서 밝혔던 것처럼 캣맘들의 활동은 개인의 만족을 위함이 아니라 길고양이들과의 공존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조건 캣맘들이 옳다는 것도 아니다. 분명 동물보호라는 명분 아래 숨어 이웃 주민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귀를 막는 경우도 존재한다. 공존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명분만을 따지는 행위는 분명 지탄받아 마땅한 행위이다. 다만 그들로 인해서 생겨난 비난의 여론이 모든 캣맘들에게 돌아가는 추세임을 지적하고 싶다. 캣맘은 하나의 단체 활동이 아니라 개별적 활동임에도 말이다.

  긴 겨울이 지나가고 다시 새 학기가 찾아왔다. 림냥이들을 비롯한 주위에 모든 길고양이들에게 지난겨울은 혹독한 계절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고양이들을 아껴주던 한림인들에게도 그들을 두고 집으로 돌아온 것이 항상 가슴 한구석에 걸린 방학이었을 것이다. 부디 이들이 다시 무사히 만나 다가오는 봄처럼 서로에게 웃으며 안부를 물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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