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기숙사,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 대학 기숙사 규정과 운영의 문제점
오준승 수습위원
우리 대학은 지난해 교육부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국어국문학과·사학과·철학과 통폐합을 비롯한 구조조정이 문제로 제기되지만,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잘 지원해주는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각 학년, 각 분과대학별로 일정한 토익 점수를 넘을 경우 1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며, 생계가 어려운 학생에 대해서는 소득분위가 0~4분위이고 직전 학기 평균 학점이 2.6 이상일 경우 등록금의 최대 50%까지 복지장학금을 지급한다. 한신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지인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 대학에서는 장학금이 주로 국가장학금과 성적장학금이라고 하니, 우리 대학의 경우 장학금 제도가 상당히 잘 돼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장학금 제도는 학생들을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그러나 공부도 시간이 있어야 가능하다. 과연 통학하는 학생이 대학에서 시키는 프로그램들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까? 1학년 1학기 때 통학을 해본 필자의 경험으로는 다른 지역에서 살면서 통학하는 것은 상당히 고된 일이다. 대학을 오가는 데만 하루에 4시간이 소모됐고, 교재 외에는 책 읽을 시간도 없었다. 필자 외에도 다른 지역에 살며 대학을 다니는 사람들은 많다. 필자가 소속돼 있는 사회학과의 같은 학번(15학번)을 대상으로 파악해본 결과, 3분의 2 정도가 다른 지역에 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학의 프로그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려면 이들은 기숙사에 들어가거나 자취를 할 수밖에 없다.
자취와 기숙사 중에서, 대체로 신입생들은 기숙사를 선택한다. 자취의 경우 부동산 거래가 복잡하다든가, 보증금 마련이 어렵다든가, 부모들이 위험성을 이유로 반대한다든가, 신입생들과 친해지기 어렵다는 것이 기숙사를 선택하는 이유이다. 지난해 1학기에 통학으로 인해 체력적으로 많은 부담이 된 필자도 2학기에는 기숙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문제는 기숙사에 들어간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기숙사에 있지 못하고 주변으로 나와 자취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학생들은 기숙사 규정에 대해 몇 가지 문제점을 제기한다. 필자는 우리 대학 학우들이 사용하는 두 커뮤니티인 ‘한림라이크’와 ‘한림대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아래 한림 앱)’을 통해 학생들에게 기숙사에 대한 생각을 묻고 이를 종류별로 정리해보았다. 재학생들과의 인터뷰는 대학 측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어 원칙적으로 익명 처리를 약속했다.
우리 대학 기숙사 규정의 문제점
1. 규정의 엄격함
첫 번째는 기숙사 규정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우리 대학 기숙사는 15점 이상의 벌점을 받을 경우 즉시 퇴사하고, 벌점이 5점 이상 쌓이면 한 학기 동안 입사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15점 이상의 즉시 퇴사 규정은 총 17개이고, 5점 이상 규정도 총 42개에 달한다. 전체 벌점 규정은 무려 48개이다.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수도권 내에 있는 4년제 대학교의 경우 평균적으로 벌점 규정이 18~28개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우리 대학 기숙사 규정은 다른 대학에 비해 상당히 많은 셈이다.
예를 들어, ‘허가 없이 외박한 학생(벌점 10점)’ 규정은 두 번 위반할 경우 즉시 퇴사시키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은 편이다. 기숙사 사생 A 씨는 해당 규정에 대한 필자의 질문에 “너무 심하다”라고 답했다. 실제 서울교육대학교의 경우 무단외박은 벌점 3점을 부과하고 총 10점이 넘으면 퇴사처리 된다. 우리 대학과 달리 규정을 4번 위반하면 퇴사처리가 되는 것이다.
‘관장이 지정하는 의무교육에 참석하지 않는 학생(벌점 5점)’ 조항도 지적된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기숙사에서 진행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데, 기숙사에서 왜 이와 같은 활동을 학생들에게 강요하느냐는 것이다.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참여하면 상점을 부여하면 될 일이지, 벌점 부과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이다.
2. 벌점 규정의 중복적용 우려
두 번째는 일부 기숙사 규정이 중복으로 처벌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기숙사 규정에는 ‘생활관 내에서 음주 행위를 한 학생(벌점 15점)’이라는 조항과 ‘사생의 면학 분위기를 저해하는 학생: 음주소란 행위 등(벌점 10점)’ 조항, ‘생활관 내에 주류를 허가 없이 반입시킨 학생 및 빈 술병이 적발된 호실 학생(벌점 10점)’이라는 조항이 있다. 이와 같은 세 조항의 경우 중복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즉, 음주 행위를 한 학생으로 벌점 15점, 음주소란행위로 벌점 10점, 생활관 내에 주류를 허가 없이 반입시킨 학생으로 벌점 10점을 받아 모두 35점의 벌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벌점 부여 행위와 달리 음주에 한해서만 세 가지 조항이 중복으로 적용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차이가 없는 이들 세 조항을 하나로 통합해 음주 행위를 한 학생에게는 예외적으로 총 15점의 벌점을 부과하는 것으로 바꿀 필요가 있어 보인다. 조금 경우가 다르지만, 기업들 사이에서도 국가 법령의 중복 규제(하나의 행위에 대해 다수의 법규가 존재하는 현상)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점도 참고할 만할 것이다. (출처보완 : 이진철, 「한경연 " 환경·건설·건축·토지분야 중복규제 개선 시급"」, 『이데일리』, 2015.10.4.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C41&newsid=01380886609529640 (검색일 2015.12.10.))
3. 상·벌점 규정의 주관성
세 번째는 사감이 상·벌점을 주관적으로 부과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상점의 경우 ‘기타 평상시 및 점호 등에서 예의 있는 생활 태도로 타의 모범이 돼 담당 사감의 추천으로 관장이 인정한 학생(상점 1~2점)’이라는 조항이 있다. 관장이 인정하는 경우에 한한다고 하더라도 '타의 모범이 되는 행위'를 사감이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여 기준이 지나치게 주관적이다. 벌점에서도 ‘사감의 정당한 지시에 대응 및 불응하거나 거짓말해 생활지도에 혼란을 준 학생(벌점 10점)’이라는 조항과 각 벌점 기준마다 ‘기타 위의 각 호에 준한다고 인정되는 행위를 한 학생’이라는 조항이 있다. 특히 후자의 경우 사감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벌점을 부여할 수 있는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조항이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된다. 이와 관련해 재학생 B 씨는 “벌점을 사감이 내키는 대로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4. 벌점 대비 상점 규정의 부족
네 번째는 기숙사 규정에서 상점 부여를 너무 적게 한다는 점이다. 상점 부여 규정은 총 6가지가 있지만, 실제 활용되고 있는 규정은 많지 않다. 기숙사에 생활하면서 불을 끄고 긴급환자를 신속하게 대처할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화재 및 긴급환자 발생 시 솔선수범해 신속하게 대처한 학생: 상점 3~5점). 학생들이 주로 상점을 얻는 규정은 ‘생활관 지정 강좌, 특강, 간담회, 소모임 등 행사 및 교육프로그램에 참석한 학생(상점 2시간당 또는 1회 1점)’이다. 벌점 15점 이상 규정이 총 17개, 5점 이상 규정도 총 42개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기숙사에서 부여하는 상점은 너무 적다.
반면에 상명대학교 기숙사는 분실물을 신고할 시 상점 3점을 주고, 건국대학교 기숙사는 주요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상점 1~5점을 준다. 성공회대학교의 경우 타인을 위한 봉사 등의 행위를 할 경우 무려 15점의 상점을 부여한다.
이에 대해 우리 대학 재학생 C 씨는 “기숙사 상점을 얻기가 너무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우리 대학 재학생 D 씨도 “굉장히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며 “상·벌점 제도를 시행하려면 상점과 벌점 취득 기회가 비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기숙사랑 관련 없는 학교 행사에 억지로 참여율을 높이려고 상점을 빌미로 붙드는 느낌도 싫다”고 꼬집었다.
물론 이와 같은 비판은 학생들이 학내 상점 부여 프로그램의 존재에 대해 정확한 파악을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학생생활관 공지사항을 보면 세미나를 비롯해 대학에서 공지하는 특정한 프로그램을 참여할 시 상점을 부여한다. 예를 들어 대학에서 진행하는 토익 프로그램의 경우 80% 이상 출석할 시 5점의 상점을 부여한다. 영어클리닉이나 심리치료 워크숍의 경우에도 2시간 또는 1회 참석 시 상점 1점을 부여한다. 상점을 적게 주는 편이지만 상점을 얻을 프로그램 자체는 적지 않은 셈이다.
5. 규정과 실제 행정의 괴리
다섯 번째는 기숙사 규정과 실제 행정의 괴리가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허가 없이 외박한 학생(벌점 10점)’ 규정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공휴일을 포함해 날마다 외박계를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기숙사 일선에서는 금, 토, 일과 공휴일에는 외박계를 쓰지 않아도 되는 등 규정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에는 상당수의 학생이 해당 요일에는 외박계를 쓰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2015년도 추석에는 공휴일에도 외박계를 쓰라는 기숙사 내 방송이 나와 한림 앱에서는 “외박계를 써야 하냐”고 묻거나 기숙사에 대한 성토 글이 올라오는 등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한림 앱 댓글에서 재학생 E 씨는 "사감들에게 항의하고 싶은데 쫓아낼까 봐 못 하겠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 외에도 ‘카드키를 대여해주거나 대여해 사용 또는 사용하지 않고 출입한 학생(벌점 5점)’ 조항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기숙사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카드키를 인식시켜야 문이 열리는데, 대부분의 학생은 다른 사람이 카드키를 사용해 문을 열면 굳이 카드키를 인식시키지 않고 같이 뒤따라 들어간다. 실수로 카드키를 놓고 나오는 경우에도 친구에게 카드키를 빌려 들어가는 경우도 암암리에 있다. 기숙사 규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한 학기동안 학생 보조사감을 했던 F 씨는 “(규정과 실제 적용 사이에서의 괴리가 있던 사례가) 엄청나게 많다”며 “규정대로 적용했다면 여기(이 학생생활관)의 학생 3분의 1은 퇴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생활관 측 “다른 대학 비교 대상 아냐”
이와 같은 문제점에 대해 기숙사를 관리하는 학생생활관 측의 입장은 어떨까? 필자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기숙사 규정의 문제점에 대한 학생생활관 측의 생각을 듣기 위해 박강종 학생생활관 부관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필자는 학생생활관 측과 인터뷰하기 위해 재차 전화와 메일로 인터뷰의 당위성을 언급하며 여러 차례 설득을 시도했으나 모두 답을 얻지 못했다.
학생생활관 측의 입장은 학생 측의 불만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인터뷰를 거절하는 박 부관장에게 “다른 대학보다 규정이 엄격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묻자 그는 “그것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필자가 작년 1학기 기숙사 규정 중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항을 취재할 당시 박 부관장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인터뷰에서 그는 기숙사 커뮤니티를 의무 수강하지 않을 시 벌점을 부과하는 조항(관장이 지정하는 의무교육에 참석하지 않는 학생: 벌점 5점)에 대해 “학생들에게 만남의 장을 만들어주려 한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또한 ‘기타 위의 각 호에 준한다고 인정되는 행위를 한 학생’ 조항이 지나치게 주관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모든 규정을 일일이 다 적을 수는 없지 않냐”고 되물었다.
기숙사의 주인은 기숙사비를 내는 학생들인 만큼 생활관 측에서도 사생들의 불만사항이 있으면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림학보>에서도 “성인으로서 본인의 삶에 대한 책임과 주체성을 가지는 대학생이 필요 이상의 통제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출처보완 : 「생활관, 사생불만 새겨 듣길」, 『한림학보』, 2015.9.30. http://news.hallym.ac.kr/news/articleView.html?idxno=8845 (검색일 2015.12.10.)) 지난해 하반기 중 문제가 된 이른바 음주 문제에 대해서도 술을 마시고 고성방가를 하는 등 사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학생생활관 측에서 술에 대한 유입조차 금지하며 학생들을 수동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한겨레21>의 기사에 따르면 대체로 외국 대학들의 기숙사 규정에는 학생을 통제하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 프린스턴대학 기숙사의 학생생활 규칙은 “일반적으로 기숙사 거주자는 스스로 사회적 규칙을 만들 권리가 있다”며 세부 사항도 단속과 감시보다는 공동생활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 중심으로 기술돼 있다고 한다. 기숙사 거주자에 대한 평가와 폐문 시간 등의 조항도 존재하지 않는다.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의 기숙사에서도 점호가 없으며 사감이 방에 들어오는 일도 없다. 대체로 일본의 기숙사도 “미국 대학들과 달리 기숙사 안에서의 음주나 방문객의 숙박은 금지하지만, 통금이나 점호는 없다.” (출처보완 : 김재희, 「군대? 감옥? 대학기숙사!」, 『한겨레21』, 2015.12.9.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0804.html (검색일 2015.12.10.))
그나마 학생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던 기숙사 개·폐문 시간 문제를 작년 처음으로 학생생활관 측에서 일부나마 수용했다는 점은 전향적이다. 현재 기숙사 개·폐문 시간은 오전 12시(주말·공휴일은 12시 30분)에서 오전 5시까지다. 우리 대학 재학생 G 씨는 "다른 학교는 폐문 시간이 1시나 2시인데 저희는 12시라 너무 빠르다"며 "제 생각에는 1시가 적당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작년 1학기 사생위원단에서 기숙사생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험 기간 전주 24시간 개방 문항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찬성이 69.3%를 차지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학생생활관 측에서는 당시 외부인 출입 및 안전 관련 문제를 이유로 시험 기간 기숙사 개·폐문 시간 조정을 시행하지 않았지만 2학기 중간고사 기간에 사생위원단의 요청으로 개·폐문 시간을 시험 전주의 경우 24시간, 시험 주간의 경우 오전 1시에서 오전 4시까지로 조정해 시범 운영했다. 주변에서도 지금까지 시행되지 않던 기숙사 개·폐문시간이 조정된 것에 대해 놀랍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만, 기숙사생 일각에서 취침시간 중 소음 발생에 대한 문제 제기가 들어와 이후로는 시행되지 않았다.
또한, 지난해 3월 31일 <오마이뉴스>를 통해 보도된 필자의 우리 대학 기숙사의 집회·결사·표현의 자유 침해 규정 기사에 대해서도 학생생활관 측은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당시 필자는 우리 대학 기숙사 '벌점 기준표'의 ‘무허가 집회를 한 학생(벌점 20점, 즉시 퇴사)’, ‘불온전단을 제작 및 살포한 학생(벌점 20점, 즉시 퇴사)’ 조항이 학생의 집회·결사·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학생생활관 측에서는 "한 번도 적용된 적 없는 사항"이라며 "운영위원회를 통해 개정을 검토해보겠다"라고 설명했다. (출처보완 : 오준승, 「"무허가 집회·불온전단 금지" 시대착오 대학 기숙사」, 『오마이뉴스』, 2015.3.31. http://omn.kr/cel1 (검색일 2015.12.10.)) 실제로 당해 운영위원회에서는 문제가 된 해당 조항들을 규정에서 삭제했다.
성공회대에서 있던 일
사실 기숙사 규정에서 문제가 많은 것은 비단 우리 대학 뿐만은 아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경우 모든 규정이 즉시 퇴사 또는 1차 경고 후 퇴사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규정들이 외부 언론에까지 알려져 문제가 된 사례가 2011년 성공회대학교(이하 성공회대) 미카엘관 사건이다. 성공회대에서는 2011년 2월 기숙사 상·벌점제를 도입했는데, 재학생들 사이에서 △사행 행위 및 무단 불법집회를 하거나 장소를 제공한 자(벌점 20점) △관리자의 정당한 지시에 불복한 자(벌점 20점) △생활관장이 벌점 부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자(벌점 3점) 등의 조항이 문제가 되었다. 문제가 된 이유는 ‘관리자의 정당한 지시에 불복한 자’와 ‘생활관장이 벌점 부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자’ 조항이 우리 대학의 ‘사감의 정당한 지시에 대응 및 불응하거나 거짓말해 생활지도에 혼란을 준 학생’ 조항과 같이 자의적으로 적용될 우려가 있으며, ‘사행 행위 및 무단 불법집회를 하거나 장소를 제공한 자’ 조항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었다.
주목할 점은 성공회대생들이 우리 대학의 상점 기준표에 있는 ‘규정위반사항을 예방 및 신고한 학생(상점 1~3점)’과 유사한 조항도 문제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미카엘관 기숙사의 ‘생활관 규칙에 위배된 행동을 신고한 자(상점 10점)’ 조항에 대해 ‘비밀경찰제도’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당시 성공회대에 재학 중이던 소메이 준조(NGO학과) 씨는 진보 성향 언론사인 참세상과의 인터뷰에서 "'규칙에 위배된 행동을 신고한 자'에게는 상점을 주는 것은 일제강점기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출처보완 : 김도연, 「인권대학 성공회대, 이번엔 반인권 기숙사칙 논란」, 『참세상』, 2011.5.20. http://www.newscham.net/news/print.php?board=news&id=52246 (검색일 2015.12.10.)) 또 다른 재학생인 오병헌(사회과학부·인터뷰 당시 24세) 씨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퇴사가 될 경우 살아날 방법은 딱 두 가지다"라면서 "친구들을 고발하든지 기숙사에 화재가 나 사람을 구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출처보완 : 주영재, 「성공회대, 집회참석 학생 퇴사 규정 기숙사칙 논란」, 『경향신문』, 2011.5.25.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5252001381 (검색일 2015.12.10.))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이장원 전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학생회장은 "미카엘관 기숙사에서 문제가 되었던 것은 벌점 규정이 너무 많고 가혹하다는 것이었다"라며 "하나 걸리면 바로 퇴사 벌점을 주는 게 열 가지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문제가 되었던 구체적인 상황은 한 기숙사생이 기숙사 휴게실에 친구를 데려와서 수다를 떨다가 걸린 것이었다”라며 “한 번에 퇴사 벌점을 받게 된 데다 사감이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서 학생회에서 문제를 제기했었다”고 말했다. 학생회의 문제 제기 결과 기숙사 규정은 바뀌지 않았지만, 해당 학생에 대한 징계는 철회되었다.
맺음말
그야말로 “바람 잘 날”이 없다. 우리 대학 기숙사에 대한 기숙사생들의 불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우리 대학 기숙사 운영에 대한 문제는 거의 매년 제기돼 왔고, 기숙사 규정에서 문제가 된 조항의 일부는 이미 여러 차례 <한림학보>를 통해 비판이 이루어진 사항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문제 제기가 제대로 반영된 경우는 극히 드물다. 본문에서 언급한 기숙사 규정의 집회·결사·표현의 자유 침해 조항과 지난해 2학기 중간고사 기간 중 실시된 개·폐문 시간 조정이 예외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학생생활관 측은 해결할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 사실 처음 기사를 기획했을 때에는 우리 대학 학생들의 문제 제기와 학생생활관의 설명을 통해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학생생활관 측은 인터뷰와 학생들의 비판에 대한 사실 확인 일체를 거부했고, 기사는 학생들의 문제제기를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학생생활관 측이 해결의 의지가 있었다면 인터뷰를 거부하지 않았을 것이고 학생들의 문제제기가 지금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서 성공회대의 사례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조치가 기존 문제점에 대한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성공회대 학생들의 문제 제기는 기숙사 측이 보인 비정상적인 행동을 철회하게 했다. 우리 대학에서도 문제 있는 기숙사 규정에 대한 학생들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해 보인다.


덧글
지나가다 2016/03/07 22:56 # 삭제 답글
교지l한림l 2016/03/08 00:01 #
지나가다 2016/03/09 10:35 # 삭제
비용 문제가 크다면 별다른 방법 없습니다. 치사해도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거나 비싸도 자취를 하는 둘 중 선택을 하는 것이 맞겠죠. 위에 부관장이란 사람이 비교대상이 애초에 아니다 라는 말은 맞는 말이에요. 싫으면 자취나 하숙을 하는 선택이 존재하니까요.
저기 언급한 여러가지 불만 중에서 실제 학교와 협상을 해 볼만한 것은 주거와 관련없는 규제 밖에 없습니다.
학생도 임차인인데 임차인이 밤이 늦었다는 이유로 자기 방에 못들어간다면 이건 위법이죠.
학교가 기숙사를 교육시설로 간주한다면 학생측에서는 어떤 교육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겠죠. 이 관점에서 본다면 점호같은 것은 폐지요구를 할 수 있겠죠. 점호는 출석 체크가 목적인데 기숙사에 출석을 잘해서 학생이 배우는게 뭐가 있나요.
교지l한림l 2016/03/09 14:05 #
성년들의 자기 결정권은 스스로에게 있다는 말씀은 동감합니다만, 부모님으로부터의 자립을 통한 자기 결정권과 스스로가 누려야 할 이익을 위해 싸우는 자기 결정권은 다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교는 의무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교육시설'이라고 보여지는 동시에 '서비스'라고도 보여지는 부분이 없잖아 있습니다. 학생들이 부모님과 거취문제를 대화를 통해 협상을 하거나, 다른 부분들에 대해 부모님의 의견을 묻는 것과는 별개로 대학교는 학생에게 교육뿐만이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정당한 이익을 요구하는 것이 옳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에서 한 사람의 온전한 성인 몫을 해내고 있지만, 부모님에게는 예외인 상황이 많이 존재합니다. 더 나이가 들어 결혼에 관한 부분에서도 부모님과 의견을 공유하기도 하며, 직장에 관해서도 마냥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사회에서 온전한 성인 몫을 해내고 있는 사람이라도 가족에게는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존재합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가족을 위주의 성향이 강하고, 나이가 일흔을 넘더라도 부모님 앞에서는 한없이 어린아이가 되는 부분도 존재합니다. 때문에 이 부분은 앞뒤가 안 맞다고 보기 보다는, 다른 분야로 떼놓고 보는 것이 더 옳은 시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부관장이 언급한 '비교대상이 아니다'는 다른 대학과의 문제로 자취나 하숙과의 비교대상이 아니라는 말이 아니라 다른 대학의 기숙사의 규정과의 비교를 말하고 있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말이 있듯이 학생들이 기숙사가 싫다면 자취나 하숙을 하는 것이 맞을 것 입니다. 그러나 기숙사도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재화'를 지불하고 얻는 일종의 '서비스' 또는 '물건'이라고 볼 수 있을 것 입니다. 학교 측은 기숙사 또한 교육시설로 간주해 기숙사를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를 습득하고 배우길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입장은 또 다를 수 있죠.
글에서 언급한 이러한 충돌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달라 생길 수 있는 문제입니다. 옳고 그르고를 떠나 서로의 협의점이 가장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부분을 향해가는 것이 맞습니다. 기숙사 측과 협상을 해야하는 이유는 학생들은 학교의 주체이기 때문이고, 기숙사 측은 학교의 주체가 학생임을 인지하되 기본적인 규칙을 지키도록 조장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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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준승 수습위원입니다.
기숙사의 경우에도 학생자치라는 기본적인 원칙이 있고, 이와 같은 원칙 하에서 대학과 협상의 대상이 됩니다. 학칙, 교칙의 부조리한 부분이 학교와의 협상의 대상이 안 되지는 않죠. 문제 있는 법이 싫으면 한국을 떠나라, 문제 있는 학칙이 싫으면 학교를 떠나라 같은 인식이 아니라면요. 현상적으로 이런 점이 나타나고 있고, 문제점은 이렇다는 것인데 논지를 정확히 파악해주시면 좋겠습니다.